여자의 식탁

여자의 식탁

방금 다 읽었습니다....

이제 돌아다니며 악플이나 달아볼까~ 룰루랄라~

...... 이게 아니고

이 만화는 여자가 그린 여자를 위한 만화입니다. 만화의 문법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처음에 몇편 읽었을때 조금 당황했는데, 이는 제가 순정만화를 읽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치가 없는거죠. 사실 처음 소개를 읽었을때는 푸르츠나 회전은하 같은 만화일거라고 생각했고 뭐 아주 다른 만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읽은 이 시점에서는 조금 많이 미묘한 기분입니다.

이 만화를 이야기하자면 뭐랄까요, 달콤하지만 깊이는 부족한 그런 초콜릿 같은 만화같습니다. 이는 아마 페이지수 때문일지도 모르겠는데, 이야기가 엄청 빨리 끝납니다. 그리고 다루는 소재는 하드하죠. 거기에 나름대로의 연출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야기는 더욱 짧습니다. 사실 한 에피소드당 한줄로 요약할 수 있는 정도의 이야기죠. 아니 뭐가 안그렇겠습니다마는 정말 이 만화는 휙휙 지나가더군요. 순간에 끝나는 청춘을 이야기하는것처럼.

사실 가장 맘에 들었던게 2권 마지막의 '개'였던걸 생각해보면, 그리고 그 만화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작가가 능력이 안되서 이렇게 하는것 같지는 않고, 일부로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시키면서 감정의 흔들림을 임팩트 있게 줄 수 있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건 취향의 문제인데, 감정이 흔들리는건 확실하지만 뭐랄까요, 귀신의 집을 돌아다니면서 깜짝깜짝 놀라는 그런 기분.

이는 반대로 말해서 취향이 맞는 분이라면 정말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저도 많은 에피소드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고,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만화로 따져보면 '이걸 내가 왜 샀지 우와아아악'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근데 그 느낌을 과연 만화 자체에서 느끼는건지 아니면 그 만화의 소재에서 느끼는건지는 역시 잘 모르겠네요. 원래 제가 '이혼해서 나간 아버지를 자식들이 찾아갔는데 그 아버지가 다른 살림을 차리고 있었다' 거나 '친한 사람의 연인을 사랑하게 됬다' 라는 이야기를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또 좋아하는게 '혼자 상경했지만 마음붙일곳 하나 없어 집에서 혼자 무릎안고 우는 여성' 이런건데 이것도 나오고.

[로비에서 아침에 그를 봤어요, 그는 체크인하고 가방을 든 벨보이를 따라 승강기로 갔죠. 지나치면서 그는 나를 흘긋 쳐다보기만 했어요. 그뿐이었죠. 하지만 난 꼼짝도 할 수가 없더군요. 친구랑 영화 구경을 가고... 당신과 난 사랑을 나누었고 우린 앞으로의 계획과 헬레나 얘길 했죠. 그러면서도... 난 계속 그 남자 생각을 했어요. 그가 만약 나를 원했다면 단 하룻밤이었을지라도...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어요]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 톰크루즈에게 니콜키드만이 하는 대사입니다. 저는 이 만화를 보면서, 그리고 여자의 감정을 생각하면서 계속 이 대사가 생각나더군요. 뭔가 남자인 저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감성적인 부분. 이래서 여자가 신비로운 존재라는것인지도 모르겠죠. 아무튼 만화를 보면서 '아... 여자는 어렵구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곳에 오시는 몇안되는 여성 여러분, 남자는 진짜 단순합니다. 너무 놀리지 말아주세요. 그럼 이만~

p.s 가장 움찔했던 에피소드는 '선물받은 디종 머스타드' 읽고나서 '여자는 무서워어어어어어'

p.s 2 모든 에피소드가 '주인공의 독백'으로 끝납니다.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후후후. 아 그리고 여기서는 그냥 합쳐서 써버렸는데,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가지고 이야기하면 좀더 길어질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나중에 맘에 들었던 에피소드의 이야기도 써봐야겠네요.

p.s 3 워낙 '이 만화좋다!' 라는 글들이 많아서 '읽고 보니 그렇게 까지는...' 이라는 생각에 썼더니 하하하;;; 뭐 그래도 3권도 사겠죠.
by DSmk2 | 2008/05/15 23:45 | 만화감상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dseraph.egloos.com/tb/374467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로리 at 2008/05/15 23:50
사실 순정만화는 그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서 훈련이 필요하죠. 사실 만화라는 문화상품이 너무 쉽게 읽히다보니 그 코드를 읽고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없는 것이 아쉽긴 합니다.
Commented by 케다 at 2008/05/16 00:20
앗, 회전은하 정말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그저 하루빨리 5권이 발매되기만 기다릴 뿐 ㅇ<-<

여자의 식탁은 회전은하와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뭔가... 감흥이 적었던 만화네요. 장면 장면의 이미지는 강하지만 그게 하나로 뭉뚱그러지지 않고 들떠 있단 느낌이었어요. 무슨 얘길 하려는지 모르겠달까 ...; 욕할 정도는 아닌데 사고 싶지는 않은 정도라, 좀 호평이 많은게 신기했어요(..)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8/05/16 01:43
기대하겠습니다 악플... (두근두근)
Commented by 이지영 at 2008/05/16 10:21
저는 좋았던 편이네요^^
인생을 바꾸거나 세상을 구하는등의 엄청난 스케일의 사건들은 아니지만
여름밤의 공기라던가 사춘기를 회상할때의 흐릿한 느낌이 살아있어서요
디종머스타드.. 그죠. 괜찮은 여자로 자랄것같은 아이였어요^^
Commented by 시대유감 at 2008/05/16 10:30
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안샀습니다만, 밥하는 만화가 아니었단 거군요. 조금 의외입니다.
Commented by DSmk2 at 2008/05/17 17:31
/로리 순정만화는 특히 훈련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저야 소년만화는 잘 보니까 동선이 보이긴 하는데 순정만화는 진짜 안되더군요.

/케다 저도 호평이 많아서 샀는데 살짝 낚인 기분이 물씬물씬, 동생과 함께 보며 '이거 미묘하지않냐' 라는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벨제뷔트 악플을 두근대시며 기대하시다니 성향이 M........

/이지영 저야 그런 추억은 없어서 공감할곳이.... ㅠㅠ 디종머스타드는 뭐랄까 얘는 너무 인생을 빨리 알았군 앞으로 딱부러지게 살겠구나 등등 남자로서는 무서운 아이로 자랄것 같았습니다. 저런 사람 상대하면 좀 그런게 있거든요.

/시대유감 적어도 철냄비짱 같은 만화는 아니고;;;;; 푸르츠 같은 만화였죠. 근데 나온거 중에서 먹어본게 거의 없네요 이런...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