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전화가 왔다. 컴퓨터가 고장났다고. 난 이제 기분이 너무 하이해서 오늘 독서실을 제꼈다.
나도 컴퓨터를 잘 못만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말 하면 안믿겠지만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타자가 50타였다. 중학교때 하드카피하는 애들을 보고 '저건 어디에 건담이냐' 라는 시절도 있었다. 안돌아가는 컴퓨터, 갑자기 뜨는 블루스크린 수백수천수만번은 봤다. 윈도우 98의 시리얼은 아직도 외운다. 잘 돌아간 컴퓨터가 갑자기 돌아가지 않는 당혹감, 답답함 누구보다도 더 잘알기에 모르는 사람들이 물어보면 고쳐주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했다. 근데 오늘부로는 때려 친다. 그런거 없다. 문제는 이거였다. 나는 이게 안돌아가는 답답함을 알아서 스스로 고쳐서 능력을 키웠지만, 다른사람들에게 있어 그 답답함은 내가 치유해 줄 수 있는 순간적인 것이다. 그들은 나에게 전화하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다. 난 그들에게 단 한번도 어떤면에서도 도움을 받은적이 없는데, 그들은 선배, 후배, 친구, 동기 등의 가면을 쓰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들은 그런 지위에 있으니 내가 당연히 나를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A/S직원으로 보는것도 열받는데, 필요로 인해서 사람을 부르는건 더 열받는다. 그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내 실력에만 관심이 있다. 내 영혼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컴퓨터를 잘 만지는 사람이 내가 아니었으면 그 사람들은 웃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관계라도 유지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다. 지금은 없다. 전화로 상황을 설명해주면 자동으로 내가 답을 낼거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전화로 수술하데? 내가 천리안이 있냐? 블루스크린이 떠 어떻게 해야돼 -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백만개의 오류가 있으면 백만개의 원인이 있다. 이게 이해가 안되나? 인터넷이 안되는걸 내가 어떻게 알아? 소리가 안나는걸 내가 어떻게 아냐고? 네이버 지식인에 검색하면 1초만에 뜨는걸 '니가하면 되잖아' 라고 하는 색히는 뇌가 있는거냐? 아 씨발 다 좆까라 그래. |